데이터 기업 강점 살려 소비자 시장 본격 공략

[헬스케어 워치] '에필케어' 출시한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

[사진=라이프시맨틱스의 에필케어]
디지털 헬스 전문기업 라이프시맨틱스가 지난 1월 암 경험자의 자가 건강관리 서비스 ‘에필케어’를 출시했다. 2012년 회사 설립 이후 몇몇 소비자 제품을 선보였지만 지금까지는 헬스 데이터와 관련된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에필케어를 시작으로 소비자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출시하면 본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는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회장도 역임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 산업과 서비스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17년 설립된 협회다. 마침 올해는 시장 환경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정부도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려고 한다. 디지털 헬스 업계에서도 올해는 두드러진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만큼 협회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송승재 대표를 만나 라이프시맨틱스와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의 올해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에필케어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소비자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기술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라이프시맨틱스가 변화하는 신호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라이프시맨틱스는 지금까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회사로서 유전체, 진료, 생활습관 데이터 등을 활용해 건강 문제를 예측하고 개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에필케어라는 하나의 대표 서비스가 출시된 것입니다. 다만 에필케어가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에필케어에 거는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어떤 서비스인가요

“에필케어는 암환자, 암 경험자, 암 관련 전문가가 일상에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입니다. 그만큼 환자 중심의 제품을 만드는데 공을 많이 들였죠. 또 에필케어는 건강관리라는 측면에서 암이 없어도,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일상에서 건강관리라고 하면 식단관리 같은 것이 있을 텐데, 구체적으로 에필케어는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주는 것인가요

“항암치료를 받으면 먹는 것, 자는 것, 운동하는 것 모든 것이 변해야 합니다. 특히 암은 질환의 특성상 병원에서 모든 케어가 완료되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관리해야 하고, 이 부분이 다시 치료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죠. 하지만 일상에서 건강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암 질환 관리는 육아와 비슷합니다. 매일매일이 첫날이죠. 진단을 받은 첫날, 치료를 받은 첫날. 하지만 육아와 달리 매일매일 암 극복 가이드를 제시하는 서비스는 없습니다.
환자는 병원에서 제한된 시간에 질문을 하거나 포털에서 검증되지 않은 방식으로 정보를 접하게 됩니다. 에필케어는 적시에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합니다. 환자가 아프지 않았을 때처럼 일상을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죠.”

-암 환자의 건강관리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생각하는 업체라는 누구나 한번은 생각하는 서비스일 것 같습니다. 어떤 점에서 차별화하고 있나요

“에필케어의 강점이라고 하면 ‘에필’ 서비스는 우리가 이런 서비스를 만들었으니 쓰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의학적 경험을 개선할 수 있을지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했다는 점입니다.
에필케어는 환자들의 사용성 평가에서 만족도 95%, 의료진의 사용성 평가에서 만족도 85%를 기록했죠. 호흡기 질환자가 호흡 재활을 위해 사용했을 때 임상적으로 호흡 장애에 대한 판단 척도가 유의미하게 개선됐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모두 SCI 논문으로 나왔죠.”

-사용자 만족도가 95% 이상 나온 점은 확실히 서비스 출시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것 같습니다. 만족도가 높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데이터 기반 회사라는 장점을 살렸습니다. 사용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알고리즘으로 수집한 정보를 분석합니다. 사용자의 작은 행동을 바탕으로 일상을 관리하는 기능이죠. 현재는 웰니스 버전이라 병원정보는 안들어갑니다. 사용자가 운동이나 처방 등을 입력하면 알고리즘과 결합해 최적화된 플랜을 제공하죠.
지금까지 개발한 여러가지 예측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유방암 환자 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방암 환자 재발 확률 예측 알고리즘을 만들었습니다. 폐렴, 혈당, 고혈압 등 검진 데이터를 보고 질병 확률을 예측하는 알고리즘도 있습니다. 정확도 검증에서 모두 90% 이상이 나왔습니다. 99%를 기록한 것도 있죠.”

 

[사진=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
-에필케어는 사용자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시작점인데, 어떤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요

“개인적인 아픔 때문에 창업을 했습니다. 어머니가 편찮으실 때 의사와 환자 사이에 정보격차가 큰 것을 보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아프면 판단은 의사가 하고 책임은 환자가 집니다. 환자가 스스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알고 받아들이는 것과 모르는 상태에서 처분만 기다리는 것은 다른 이야기죠. 더 나은 의사결정으로 후회없이 인생의 끝자락을 누리게 하고 싶습니다.
비용이 문제입니다. 의사 결정과정에 환자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의 예후가 어떠했는지, 이런저런 관리하면 효과가 좋은지, 어떤 것을 선택할 수 있는지 추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퇴원 후의 데이터는 관리되지 않습니다. 빨리 시작하고 시장을 만들어서 데이터를 고객에게 가치로 돌려주는 일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말씀하신 데이터의 가치를 환자에게 돌려주는 일이 사회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점점 실현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장으로서도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당장 산업계에서 크게 환영할 규제샌드박스가 시작됐습니다.

“다양한 사업적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저런 생각했던 것을 샌드박스를 통해 터트릴 수 있는 해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힘이 응축되어 있었기 때문에 샌드박스가 잘 작동한다면 파급력이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 참여합니다. 규제 개선과 관련해서 전향적으로 판단할 계획입니다. 임시허가가 나면 이후에 규제는 사업자들이 풀 수 있습니다. 실체가 없이 말이 무성했던 것들이 있는데, 서비스가 나온 것을 보고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협회 차원에서 올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중요도 순으로 보면 우선 산업분류를 만드는 것, 자율규제 체계를 만드는 것. 시장을 만들기 위한 인증제도를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산업분류의 경우 지금은 디지털헬스 산업이 독립된 산업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습니다. 몇가지 기존 산업에 걸쳐 있죠. 그만큼 체계적인 정책수립이나 예산 지원 등이 어렵습니다. 산업을 효과적으로 지원 육성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헬스 산업이 독립도니 산업으로 분류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자율규제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규제라고 하면 기업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됩니다.

“시장을 만들고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입니다. 광고 규제가 대표적입니다.
의료기 광고 심의는 의료기기산업협회와 의료기기산업협동조합에서 합니다. 의료 서비스에 대한 광고는 의사협회에서 하고 있죠. 협회에서 위임받아서 광고를 심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헬스케어는 그런 기능을 하는 곳이 없습니다. 광고 심의 대상인지에 대한 규정도 없죠. 위임할 기능 자체가 없는 것입니다. 올해 자체 규정을 만들어서 심의 기능을 위임받아서 해보려고 합니다.
규제이지만 순기능이 있습니다. 광고를 잘못할 경우 형사 사건이 됩니다. 하지만 애매한 부분이 있으면 기업이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떨어지죠. 이런 부분을 누군가 작은 수수료를 받고 검토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 협회에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시장을 만들기 위한 인증제도도 긍정적인 규제의 방식인가요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제도처럼 기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기업인증제도입니다. ‘건강관리인증제도’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혁신성장본부와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올해는 디지털헬스 산업에 큰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산업환경은 좋습니다. 지금까지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매출로서 돈이 흐르고 있지는 않습니다. 서비스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진입장벽 때문이죠. 기술 개발과 서비스 개발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들어오기 힘듭니다. 사실 스타트업이 규제에 대한 이야기를 체감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업력이 있는 기업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규제 이슈를 알고 개선을 고민하게 됩니다. 업력 만큼 업계 이해가 높다보니 하면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잘 알죠. 그러다보니 편익을 제대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잘 안나옵니다.
산업적으로 우버나 타다 같은 이슈가 될만한 서비스를 던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이프시맨틱스 대표의 입장에서 에필서비스가 그런 서비스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도강호 기자 gangdog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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