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설치 강제화보단 대리수술 처벌 강화 필요”

[사진=A stockphoto/게티이미지뱅크]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이 시행되기까지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의료계는 해당 법안의 하위법령을 만들 때 의사들의 인식과 우려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은 오는 2023년 9월 2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그동안 의료계는 수술 장면을 의무적으로 촬영하는 것이 오히려 진료 위축, 외과 기피 가속화,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우려해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이 법안에 대한 의사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CCTV 설치 의무화에 찬성하는 의견은 10%에 불과했다. 의사 본인과 자신의 가족 수술 장면을 촬영하는 것에 동의한 답변도 13.5%에 그쳤다. 다른 환자들은 물론, 의사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에 대한 수술 촬영에 대해서도 거부 의사가 높은 것.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진 근로 감시 등 인권침해(54.3%)에 대한 부분이었다. 또, 진료 위축과 소극적인 진료를 야기할 가능성(49.2%)에 우려를 표한 응답자도 많았고, 해킹으로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 불필요한 소송이나 의료분쟁이 발생할 가능성, 의료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할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그래프=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그렇다면 의사들이 생각하는 CCTV 설치 외 대안 방법은 무엇일까? 응답자의 38.3%는 대리수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고, 21.8%는 수술 장면을 촬영하는 대신 수술실 입구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13.7%는 대리수술 방지 동의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내부고발 등 자율정화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응답도 11.5%, 수술실 출입 시 생체인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8.8%에 달했다.

무자격자가 대리수술을 하는 등 비윤리적인 행위를 한 회원에 대해서는 강력한 행정처벌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의 49.9%는 면허 취소를, 44.5%는 면허 정지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형사처벌 범위도 징역형을 처해야 한다는 의견이 39.2%, 벌금형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31.3%로 과반수가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의료계는 수술 장면 촬영을 강제화하는 것보다는 ▲대리수술 및 유령수술 처벌 강화 ▲대리수술 방지 동의서 작성 의무화 ▲수술실 입구 CCTV 설치 ▲수술실 출입자 확인을 위한 생체 인식 활용 ▲공익제보 및 윤리교육 강화 등 자율정화 기능 증진 등이 보다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또, 해당 법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는 ▲CCTV 설치비용 및 관리 유지비용 지원 ▲의료분쟁 해결 방안 ▲무혐의 처분 시 심리적 보상 ▲외과 기피 현상 해결 방안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CCTV 설치 비용 등을 국가와 지자체가 전부 부담할 경우 얻게 될 공익적 산출의 적정성 검토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www.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