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 될 때까지 태워야 하나” 간호사 ‘태움 방지법’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태움은 직장 내 간호사 간의 괴롭힘을 의미하는 용어로 “재가 될 때까지 태움”이란 뜻을 담고 있다. 태움을 경험한 간호사는 조기이직을 고려하고 우울, 불안, 불면증을 초래할 수 있어 환자의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갑, 보건복지위원회)은 2일 간호계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인 태움 문제를 해결하고 간호사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의료법 등 3건의 일부개정안인 ‘태움방지 3법’을 대표발의했다.

대한간호협회가 2018년 7275명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인권침해에 대해 실태조사한 결과, 응답 간호사의 40.9%가 태움을 경험했다. 괴롭힘의 주체는 선배 간호사 및 프리셉터(지도 간호사)가 30.2%, 동료 간호사 27.1%, 간호부서장 13.3%, 의사 8.3%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신고사건 130건 중에는 욕설, 외모 비하, 인격모독적 발언 등 폭언이 55건으로 가장 많았다. 물건을 던지거나 직접적으로 신체적 폭행을 가한 경우도 10건이나 됐다.

태움 방지를 위해 개정된 근로기준법이 2019년부터 시행 중이지만 처벌 규정이 없는데다 해당 사건에 대한 신고접수와 조사 주체가 같은 직장 내 사용자로 규정돼 있어 큰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사용자가 가해자일 경우 법 적용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선우 의원이 발의한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은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발생 시 조치사항을 상급기관인 고용노동부 또는 근로감독관에 신고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근거 조항을 마련했다.

또 의료인 정원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의료업 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은 의료기관의 명칭-주소-위반행위-처분내용 등을 공표할 수 있도록 규정해 간호사의 근무여건 개선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아울러 의료기관 내 의료인의 성추행 범죄에 대해 형사처벌과 병행해 면허정지를 할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강선우 의원은 “현행법에도 의료인 정원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의료기관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고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 의료업 정지처분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실제로는 충분한 간호인력을 채용하지 않고 운영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개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강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국회입법조사처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호사의 근무조별 1인당 환자 수는 16.3명으로 유럽 12개국 및 미국 평균인 8.8명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간호사의 1년 내 이직률은 35.3%에 달해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태움의 근본 원인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시각도 많다. 병원마다 간호사가 부족하다보니 업무미숙에 과도하게 대응하게 되고, 이는 다시 이직을 불러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강선우 의원은 “태움 피해로 인해 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간호사분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간호인력의 건강한 근무환경이 국민건강에 직결되는 만큼, 이번 개정안을 통해 태움 문화가 반드시 근절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www.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